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14

미국 직장인 기록 - 회사가 재택근무를 축소하자, 우리팀 한명이 떠났다. "잠깐 얘기 가능해?" 바빠 죽겠는데 나보다도 훨씬 더 바쁠 이 사람이 채팅을 걸어왔다. 회사에서 채팅을 걸어오는 사람들은 여럿이고 그 이유 또한 다양하다. 나는 수다를 떨만큼 재미있는 사람이 아님을 나와 일해본 사람들은 다 알기에 내게 오는 모든 채팅은 업무 관련의 내용이다. 나는 그 채팅들을 중요한 일/보통의 일/몇 시간 후 답해도 될 일로 분류하고는 이렇게 바쁠 때는 "매우 중요한 일"의 채팅에만 답을 한다. 이 사람의 채팅은 늘, 거진 "매우 무척이나 중요한 일" 이다. "응, 나 지금 시간 돼." 곧바로 걸려오는 전화. 이 사람과는 불필요한 스몰톡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받기 꽤나 편한 전화다. "안녕" "안녕, 잘 지냈어?" "응, 잘 지냈어, 너는?" "나도." 그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2023. 10. 4.
칼라디움 1년 성장기록- 칼라디움의 겨울나기 그리고 번식까지. 작년 한눈에 반해 충동적으로 데려온 핑크핑크한 식물 칼라디움. 올해도 어여쁘게 잎을 내주었다. 딱히 특별한 관리를 해준 것도 아닌데 어느새 화분에 가득 찬 줄기를 보고 있자니 괜스레 고마움마저 든다. 긴 겨울을 혼자 구석에서 보내다 5월말, 빛이 잘 드는 창가에 꺼내에 물을 주기 시작했는데 6월 초, 이렇게 다시 잎을 내주기 시작했다. 2022년의 칼라디움 2023년 6월의 칼라디움 칼라디움의 겨울나기는 결코 관상용이 아니다. 그냥 죽어가는 화분처럼 보이기에. 칼라디움을 처음 키워보는 나도 '죽은 거..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여러 번. 하지만 이 식물은 내게 과분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칼라디움의 겨울나기가 꽤나 까탈스럽다고 읽었다. 때문에 식물의 뿌리, 구근을 겨울 때 즈음 캐내어 냉동.. 2023. 8. 27.
미국 회사에서 커피심부름 하는 사람. 미국회사에서는 누가 커피심부름을 할까? 정답은 젤 높은 사람이다. 아 물론 이건 내가 경험한 회사들에서만 그러는 걸 수도. 나는 회사를 다니는 회사원이다. 아직도 재택근무가 주 인 지금은 아니지만, 회사로 매일 출근할 때, 팀이 특히나 바빠질때면 오전에 출근할때쯔음 핸드폰에 문자가 와있다. "a가 스타벅스에서 커피 사 온데. 뭐 마실래?" 나이스! 그 다음날에도 "a 가 xx에서 커피 사 온데. 뭐 마실래?" 커피브랜드도 가끔 바꿔가며 커피를 사주는 이 a는. 우리 팀 VP다. 나도 문서에 사인받을때나 가끔 보는 우리 VP는 늘 자기가 제일 한가한 사람- 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그가 은퇴를했기에 자주 보지 못하지만 그는 관찰하는 맛이있는, 그런 사람이다. 이 미팅에 모인 사람들의 1시간을 돈으로 환산.. 2023. 8. 23.
창문에 못생긴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혔다. 당신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아 이거 정말 내 스타일 아닌데 저런 덕지덕지는 너무 싫은데 그래도 했다. 썬캐쳐와 같은 스티커를 겁나 붙여놓았다. 당신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평소 관심 없던 것에 관심이 생긴다. 나와 같은 경우, 내 오피스 바로 앞에 자리한 큰 나무의 가지들에 앉아 조잘거리는 새들에게 관심이 갔다. 작고 귀여운 참새들, 이름을 알 수 없는데 화려한 새들까지, 유난히 길었던 미팅 후에는 그 새들이 바쁘게 나뭇가지 위를 옮겨가며 움직이는 게, 그걸 그냥 멍하니 잠깐이나마 바라보는 게 활력소가 되기도 했다. 여름에는 새 몇 마리가 내 창문에 날아와 부딪히기도 했다. '내가 식물들을 놔둬서 그런가?' 부터 '내가 좋아서 이쪽으로 오는 건가?' 하는 이상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 후에도 별생각 없이 지냈.. 2023.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