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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리뷰

스물 다섯 스물 하나 - 예상한 결말은 아니지만, 희도야 잘 헤어졌다.

by 아이고메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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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상이 틀렸다..!

역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다!

 

진짜 지난 10여 년간 드라마를 보지 않았고 보더라도 완결이 난 것들 위주로만 빨리 감기 하듯 봐 왔는데

아니 이렇게 몰입될 줄이야!

 

 

 

이번 마지막화를 보면서 느낀점들을 독후 감식으로 기록해 보려 한다. 

독후감의 주제는, 백이진의 찌질함이다.

더 나아가.. 회피형의 결말이랄까.

 

 

백 이진이 이렇게나 찔질한 캐릭터였던가.

나희도가 아주 디렉트 하게 원하는 것 - 기쁨, 슬픔과 같은 감정을 나누자- 을 말해 주었는데도 그걸 하나 지켜내지 못한다.

 

백 이진은 긍정적이지 않은 감정을 공유하는 방법을 모른다.  나희도의 말처럼,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행복할 때 만이고, 행복하지 않을 때는 "짐"이다. 

 

백 이진이 그런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으로는 1. 참고 참다 그라피티 앞에서 울다가 그 모습을 희도에게 들키기 2. 술에 의존하기가 있다.  둘 다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건 놀라운 게 아니라 드라마 속 백 이진의 삶이 그래 왔다.

 

먼저 가족을 보자.

백 이진의 가족은 고유림의 가족과 아주 반대되는 면이 있다. 바로 가족과의 거리다.

고유림의 부모님도 백이진 부모님 못지않게 금융사고를 치고 다닌다.  하지만 문제 해결 방식이 아주 극과 극이다. 고유림의 가족은 어쨌든 간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울기도 하며 서로 더욱 돈독해지는 반면,

백 이진의 가족은 개인이 혼자 여러 결정을 하고 통보하는 식으로 보인다.  이런 방식이 백이 진에게 스며든 건지, 이런 독단적인 행동은 드라마에서 종종 보인다.

 

-백이진의 동생에게 빚쟁이들이 다가가는 일이 생기자 백이진 역시 무작정 동생에게 자신의 방법을 강요하며 이사를 해 버린다.

-백이진이라는 캐릭터는 본인이 원할 때만 주변이 본인에게 다가오는 걸 허락하고,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없이 사라진다' 하는는 방식이 오케이 되는 사람이다.  어린 나이에 두 번이나 이런 식으로 해결 아닌 해결을 해 온 모습이 드라마에 나오는데 정말 내 가까이 두고 싶지 않다..  이런 방식은 후 희도에게 "너를 위해 나의 힘듦을 공유하지 않은 거야"라고 아주 비겁하게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뉴욕 특파원으로 신청할 당시 본인 피셜, 소중한 사람인 희도에게 상의조차 한번 하지 않고 결정한다.

 

 

결말이 나고 나서 많은 시청자들이 화가 많이 난듯하다. 

하지만 지난 화와 이번화를 보고 나니, 나희도가 백이진과 헤어져 참 기뻤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백 이진이 잘생겨 보이지도 않았다.  와우!)

 

백이진은 약간의 거리를 둔 사람에게는 너무나 완벽하지만 (예로 신입기자, 주변의 친구들등) 삶의 파트너로 두기에는 좋지 않은 사람의 유형이다.  나희도도 이 부분을 느낀 듯, 헤어질 때에 비슷한 말을 한다.  이런 식의 사랑은 둘에게 좋지 않다며 말이다.

 

 

차라리 백이진이 터널에서 희도와 마지막으로 싸울 때 울면서 미안하다고, 내가 너무 힘들어서 연락을 못했다고, 널 잃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면 어땠을까. 저기서 '고통을 너와 나눈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잖아.'라는 생각은 현실적인 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관계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의 말이다.

 

 

 

 

 

 

결말에서의 나희도는 백이진과 헤어진 후 다른 사랑을 만났고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백이진은 나희도를 평생 그리워하고, 희도와 헤어진걸 술 먹을 때마다 떠오르며 후회하다 죽겠지.  백이진이 최악의 상황이었을 때, 태양고 근처로 이사 온 그를 온 마음으로 응원해준 나희도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것이다.

 

 

 

 

 

혹시 본인이 백이진과 비슷한 회피형이라면 최근 오은영 박사님의 끔쪽상담소를 꼭 보기를 바란다.

금쪽 상담소에 나왔던 위너의 진우를 상담하는 에피소드인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위너의 진우씨는 안의 힘든 이야기들을 멤버들과, 가까운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다. 짧게 말해, 본인에게는 긍정적, 하지만 타인에게는 부정적인 유형이다 = "이 정도는 난 버틸 수 있어. (자신에게 긍정적) 이걸 저 사람한테 말한다고 뭐가 나아지나? (감정 교류에 대해 타인에게 부정적)"  그런 그에게 오은영 박사님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진우 씨가 어릴적 힘듦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관계를 쌓지 않았기때문에, 가까운 사람과 좋지 않은 감정을 공유하는 게 부담스럽게 다가 올 수 있다고.  이런경우, 진우씨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진우씨에게 호감을 갖고 애착을 형성하는 사람에게 "내가 너가 싫어서 말을 안하는게 아니야.  내가 이런 감정을 공유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라고 설명을 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마지막으로, 드라마 마지막에 일기장이 돌아왔다고 그 터널에 다시가 보는 모습의 나희도 캐릭터 연출은 정말 별로였다.  시청자에게는 다른 사람과 결혼했고 아이가 있으나 안 좋게 끝난 옛 관계에 아직도 미련 있어 보이는 아줌마로 보였고 나희도의 남편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차라리 나희도에게는 과거일 뿐이라는 모습으로 일기장이 돌아왔을 때 그걸 웃으며 살짝 들쳐보는 정도의 모습이 더 좋았을 텐데. 

 

 

 

 

드라마 소개를 보니 음악 총괄자로 임하영님이 보인다.  임하영님이 정말 큰일하셨다.  마지막회는 정말이지 8할정도? 음악이 부족했던 내용전개/캐릭터의 감정선을 끌고 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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