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재미있고 귀여우며 웃기기까지 한 넷플릭스 시리즈 "러브 온 스펙트럼"!
장애라는 주제를 늘 무겁게, 그리고 어둡고 진중하게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러브 온 스펙트럼"은 그런 면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장 밝고 위트 있게 그러나 사랑에 대한 고찰만큼은 진중하게 녹화한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제껏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사랑을 찾아, 삶을 함께 할 파트너를 찾아가는 여정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던가?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나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영우 드라마에서 다루는 로맨스도 판타지/픽션을 보듯 시청한 듯하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버거워하는 감정인 사랑을, 그리고 인간관계를 그들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혹은 그들도 그런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래서 사람은 자꾸 모르는 환경에 던져져 봐야 하고, 새로운 것을 보아야 하고,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자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러브 온 스펙트럼이 던지는 메시지는 복잡하지 않다.
1.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도 사랑을 원한다.
2.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도 삶을 공유하고, 깊은 감정교류를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소망한다.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말에도 "검열"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공정되지 않은 날것들이 밖으로 나온다면 할듯한 말과 행동들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1. 첫 데이트에 나온 두 명이 대화를 한다. 그중 한 명이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다른 한 명이 하품을 쩍쩍하기 시작한다.
2. 성공적인 데이트를 끝낸 커플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대화를 한다.
사람 1- "나는 네가 예뻐서 좋아. 너는 내가 좋아?"
사람 2- "응 나도 너가 좋아. 잘생겨서 좋아."
3. 미팅을 하는 두 명이 기본적인 통성명을 마치고 공통점을 찾기 위한 대화를 한다.
사람 1-"너는 야외활동이나 자연을 좋아해?"
사람 2-"음.. 아니.. 나는 도시가 좋아.'
사람 1-"오 그래.. 그럼 우린 안 되겠다."
4. 생일파티에서 주인공의 엄마가 너무 기뻐 파티에 와준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끊임없이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엄마 1- "너의 앞날을 축하하고 또 축하하며,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주인공 1-"엄마, 언제까지 말할꺼야?"
정말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에피소드에서는 오히려 저만큼 솔직해지지 못하는 내가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리고 또 어떤 장면들에서는 나는 입을 벌리고 조용한..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1. "잠수" 그리고 "환승연애"라는 말이 흔할 정도로 무례한 연애가 판을 치는 세상이건만, 그들은 감정에 솔직하기에 식은땀을 흘리면서까지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진중한 사과를 한다. 그리고는 '이 관계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한다.
2. 말로 설명하기 여러운 감정들은, 첫음절부터 끝 마디까지 완벽하게 외우고 있는 디즈니의 노래를 서로에게 불러주며 감정을 전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러브 온 스펙트럼"을 보면서 남편과 내가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아 짧게 적어본다.
남편은 이 시리즈를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웃어도 되는 건지, 혹시 우리가 좀 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시리즈를 보아 야한 건지에 대해 물었다. 나는 이 시리즈가 절대 무겁게 받아들여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이미 장애가 너무나도 무겁고 진중하게, 그리고 어둡게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을 마치 다른 생명체인 듯 바라보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물론 조소적인 자세로 그들을 "구경"하거나 비웃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필터를 거치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되돌아보면 내가 가장 크게 웃었던 장면들은, 나도 분명 생각은 해 보았지만 결코 하지 못했던 말들과 행동이 실로 일어나고 있는 장면들을 보았을 때였던 것 같다.
더 많은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 않으니 이즈음 마무리 말을 전하며, 넷플릭스 시리즈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을 당신도 꼭 보기를 바란다. (미국 편 시즌 2를 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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