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은 티켓을 구입하고 24시간 내에 취소를 할 경우, 100% 환불을 해주는 규정이 있다.
나와 남편의 한국행 왕복을 결제하자마자 남편의 티켓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구매 후 채 10시간이 안된 상황이라 환불신청을 해놓고 환불이 되기를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3개월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고,
환불신청을 한지 거의 9개월이다 다 돼서야 삼천달러정도 되는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한번 낸 돈을 돌려받기란 참 힘들다. 특히 미국에서는 모든 걸 세세히 확인하고 또 검토해야 한다.
회사에서 규정한 것도 싸워야 준다.
알아서 해주는 것은 단 하나도 없으며 해주겠다 말한다 하더라도 일주일 후에 내가 팔로업을 해야 한다.
내가 델타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밟은 과정들은 아래와 같다.
1. 델타 사이트를 통해 환불을 여러 번 신청했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거진 한 달에 한 번씩 델타에 로그인해 환불을 신청했다.
2. 델타 콜센터로 2주에 한 번씩은 전화를 했다.
-연락할 때마다 대답이 달랐다. 누군가는 이미 환불이 진행된 상황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환불신청이 검토과정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4주 후면 환불을 받을 것이라고 하고. 정말이지, 국내선처럼 저렴한 티켓이었으면 내가 항복하고 포기했을 정도다.
3. 델타 커스터머 서비스센터도 2주에 한 번씩은 연락했다.
-델타의 커스터버 서비스센터는 문자로 운영이 되는데 별 기대는 하지 않고 내가 계속해서 환불건에 대해 문의한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연락했다. 이곳 역시 하는 말이 계속 바뀌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4. 티켓을 결제했던 신용카드 회사로 한 달에 한 번씩 연락해 환불이 진행 중인 건은 없는지 확인했다.
-지겨운 전화과정. 현재 캐피털원 벤처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도 뭐 델타보다는 낫지만 월등히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니라 여기로도 매달 전화를 해서 환불을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혹시 진행된 건 없는지 문의했다.
(캐피털원 벤처는 문제가 생겨서 연락하면 커스터머 서비스가 너무 후져서 내년에 없앨계획이다.)
위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환불을 받았다. 지긋지긋한데 미국에서 살면 이런 일이 종종 있어서 익숙해지고 있다.
작년에는 날씨 때문에 내 비행이 취소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여행보험을 들어놓았기에 급하게 호텔을 찾고 차 렌트를 하루 더 늘렸다. 그렇지만 보험회사도 역시나 그 비용들을 환불을 안 해주려고 해서 거진 한달을 이메일로 옥신각신했다. 아니, 떡 하니 규정에 적혀있는데 환불을 안해주려고 하는 게 황당해서 웃음이 나오더라. 결국 내가 혹시나 하는 바람에 스크린숏을 해놓았던 규정을 보여주며 설명하니 아무런 사과의 제스처 없이 "환불 수표를 보냈음"이라는 내용의 이메일 두줄을 받았다.
대부분의 미국회사들은 커스터머 서비스를 필리핀이나 인도처럼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들로 아웃소싱을 한다. 그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니 내가 거는 전화가 삼천달러가 걸린 전화던 삼만 달러가 걸린 전화던 별 상관이 없고 내 전화를 "담당자"에게 계속해서 돌릴 뿐이다.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많은 회사들이 커스터머 서비스를 AI로 돌리는 걸 검토 중이라 하던데 안 그래도 구린 이 서비스를 AI로 돌리면 얼마나 더 구려질지 정말 기대가 된다! 제발 바라건대, 내가 그전에 큰 부자가 돼서 좋은 커스터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만 이용하고 있기를..
인플레이션에 그냥 사용하던 것들의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에 변동은 없지만 제품이나 서비스의 퀄리티나 낮아지는 것들까지 포함을 한 수치가 궁금해진다. 겁나 높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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