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하면 살 빠지나요? 저는 빠지고 있습니다만, 개런티는 못해요

 

핫요가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최소 세네 번은 나가고 있는 중인데 나는 요가가 정말...

 

마음에 든다.



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헬스를 주 운동으로 해온 직장인이다. 그러나 한번 부상을 입고 나니 헬스를 다시 0에서부터 시작할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결국에는 유산소만 주 2-3회를 하고 있었고, 유산소는... 재미가... 너무 없다..


그러다가 핫요가를 시작했다.


내가 하는 요가는 파워 빈야사로, 정적의 요가가 아닌 매일마다 플로우가 조금씩 달라지는 요가다.  헬스로 치면 헬스 루틴이 조금씩 달라지는거다.  그런데 그 루틴을 뜨끈한 방에서 하는 거라고 보면 되는데, 보통 찜질방의 수면방에 가면 뜨끈한, 그 정도의 온도에 습기를 더한 정도이다.

나는 매 세션마다 수건 한장을 적실정도로 땀을 쏟아 내고 있다.




요가를 시작하고 살은 빠지고 있는가?

살은 빠지고 있다. 아주 건강하게, 매우 천천히 말이다.
기록을 보면 2주에 1kg씩 빠지고 있다. 이 패턴이라면, 1달에 2kg, 1분기에 6kg라는 것인데 중간에 건강한 식사까지 더해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진짜 관건은 내가 식단을 할 만큼 6kg를 빼고 싶은가- 이겠지만.


한달에 3만 원인 헬스를 하다가, 갑자기 한 달에 2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이며 핫요가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건 사실 몸무게가 아니다.

요가를 하면서 느낀 내 몸이 주는 편안함과, 정신의 평온함이다.


생에 단 한번도 스트레칭해주지 않았던 부분들을 늘려주고,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몸의 근육들을 사용해 주며 나는 내 몸을 좀 더 잘 알아가고 있다.  나는 내가 땀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루종일을 얕은 날숨과 들숨으로 보내오다 요가를 하며 뱉고 들이마시게 되는 큰숨들은 나를 진정시키고 또 나를 위로한다.

요가의 정말 멋진 점은 바로,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는 것이다.  보통의 운동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수업플랜이 짜진다.  그러나 요가는 모든 것이 suggestion의 형태로, 내 몸과 맞지 않거나, 아직 내가 할 수 없는 자세이거나, 혹은 그냥 내가 너무 힘이 들거나 하면 언제나 쉴 수 있다.  오늘만 해도 나는 수업 중 여러 번 자세를 풀고 땀을 닦거나, 물을 마시거나, 호흡을 고르는데 시간을 보냈다.


내가 참여한 한 요가클래스에서는 수업 시작을 아래와 같은 말로 알렸다.



"이 수업을 통해 제가 여러분에게 기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살면서 단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there is no expectation" 이라니!  "러브유어 바디"같이 미국 스러운 말이지만 이건 또 신선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들으면서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편한 상태로 수업에 참가할 수 있었다.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내 몸이 주는 반응과 당김에 집중하며 수업을 들었다.

이렇게 수업을 듣고 집에 오는 길이면 나의 머릿속은 누군가가 대청소를 한것처럼 빈 상태가 된다.  이것이 요가에서 늘 말하는 'zen' 일까?  나를 밀어붙이던 생각과 계획과 근심들이 조용해지는 상태.  이러한 상태는 그저 "평온함"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건 나도 요가를 통해 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한건데, 요가를 하면서 거울 속 내 모습을 똑바로 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기도 전에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이 보인다. 그런데 요가를 하다 보면 내손이 어깨 아래에 있는지, 뒷다리는 쭉 펴져있는지와 같은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보게 된다. 이게 자꾸 보다 보니 처음에는 좀 보기 싫던 짧은 내 다리도, 더 얄팍했으면 하는 어깨도 볼수록 괜찮게 보인다. 애쓰는 내 모습이 조금 마음에 드는 것이다. 어제보다는 더 펴진 뒷다리가, 꼿꼿하게 펴진 등이 오늘 좀 더 마음에 든다.



다시 살빼기로 돌아가자면, 살을 빼기 위해 요가"만" 하면 안 빠진다.
그러나 평소 건강식을 먹고 어떤 기회로 요가를 꾸준히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살이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 요가 클래스 마다 약 10회씩은 하는 동작인데 이게 그렇게 어렵다. 몸이 뜨지를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