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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없고 내용도 별로던 책을 어찌어찌해서 겨우 완독 한 적이 꽤 있다.
영양가 없는 관계들을 그저 그렇게 끝내기가 애매해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며 이어간 만남들이 있다.
남들이 좋다 해서 본 영화인데 그래도 끝까지는 봐야지.. 하며 하품하며 끝끝내 다 본 영화가 있다.
위와 같은 경험들이 모여 나에게 남긴건 뭘까.
나는 머릿속에 우겨넣듯 완독 한 책들의 줄거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어찌해서 몇년동안 이어온 관계들은 예상했던 데로 흐지부지해졌고,
하품하며 본 영화들은 제목도 기억이 안난다.
중간에 그만두면 루저, 패배자라는 이 생각이
끈기 없는 인간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진중하지 못한 어른이라는
생각들은
언제
부터
내 안에 자리 잡은 걸까.
하다가 나와 안 맞으면 책을 덮어도 되는데
그 관계를 끊어내도 되는데
영화관에서 확 나와버려도 되는데
중간에 그만 두기란, 꽤나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
대단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고
왜 끝내지 못했는지 세상을 설득해야 할 것 같고
그래도
억지로 끝을 보는 거
더는 나 자신에게 못할 짓인 거 같아,
이제는
중간에
아니다- 싶음 그만두기 연습을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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