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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생각들

폰 포비아 - 나도 전화보다는 이메일이 편하다.

by 아이고메 202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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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짧게 전화 공포증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나는 원래 전화를 두려워 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어렸을 때 집에 전화가 오면 "네, 여보세요. 누구 누구네 집입니다." "안녕하세요. 네, 어머니 집에 계세요. 잠시만요"와 같은 루틴을 통해 전화기 너머에 상대방과 이야기하는 꺼려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건 먼 옛날에 얘기이고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아이다. 그 예민한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도 배달 음식을 전화 주문하거나, 서비스 상담원에게 전화하는 게 전혀 문제가 된 적이 없었는데 전화를 꺼리기 시작한 건, 미국에서 외국인으로서 의 삶을 시작하고 나서부터이다.

 

때문에 나의 경험을 빗대어 보자면 내의 전화 공포증, 이 콜 포비아는 결국 자신감에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미국에 와서 전화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1.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기 어렵다.
2. 내가 하는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
3.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 주고받는 스몰 톡이 굉장히 부담스럽고,
4. 시간이 주는 압박감 때문에 내가 생각한 대로 말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5. 그리고 이 마지막 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과거에 전화를 잘 못 받아 실수한 적이 있다.  이 안 좋은 기억은 그 후 전화벨이 올릴 때마다 '이 전화 꼭 받아야 하나' 아니면 내가 전화를 해야 할 때마다 '이메일로 대신할 순 없는 건가.'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때문에 학생 시절에는 웬만해서는 모든 곳을 직접 찾아가거나 아니면 이메일을 통해 해결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전화 한 통 하지 않기 위해 쓴 나의 시간과 노력이 아까울 정도다.

이 글에는 콜 포비아를 이겨내는 방법 따위는 없다.  나는 정신과 전문의도 아니고, 지금도 전화받는 걸 달가워하지 않고 않기 때문에 당신에게 이 방법이 최고다!라고 할 만한 방법이 내게는 없다. 하지만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나는 지금도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메일 혹은 문자로 처리를 하고 아주 급한 일, 혹은 이메일이나 문자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만 전화를 한다. 나는 아직도 100% 재택근무를 하는데, 때문에 모든 미팅이 전화 형식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재택근무를 막 시작했을 때는 이런 미팅에 잡힐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재택근무를 한지 약 2년 째가 돼가는 지금은, 미팅에 잡히면 전화 전화를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보다는 그냥 또 하나의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우리는 훈련이 가능한, 바뀌는 사회에 적응하는 사회성 동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가 느낀 건 건 정말 필요한 전화는 몇 안 된다는 것이다.  
전화를 안 받고 사는 게 불가능한 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당신의 직업이 전화를 받아야 하는 자주 받고/걸어야 하는 직업이라면 직업을 바꾸는 게 해답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말 전화를 안 걸고 안 받으면서 살아가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때문에 오는 불편한 들은 본인이 감수할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혹시 당신이 콜 포비아가 있는데 그걸 어느 정도 극복하고, 꼭 필요한 전화는 걸고 받는 삶을 살고 싶다면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들을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첫째로는 원인 분석하기가 있다. 내가 전화받기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영어라는 언어 때문이라는 걸 알았을 때 꽤 슬펐다.  미국에 온 지 시간이 꽤 됐는데도 어떨 때는 상대방의 이름 조차 알아듣기가 힘들었고, 전화 중간중간 나의 발음 때문에 되돌아오는 질문이 있을 때는 짜증도 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모든 전화통화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영어라는 사실을 직시해버리니 마음이 조금 편해진 생각도.  비유를 하자면 온 몸이 조금 아플 때는 '코로나인가?' 하며 큰 걱정을 하다 이게 단순한 몸살감기라는 걸  진단받았을 때 오는 약간의 편안함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지금도 몸살감기로 아파한다는 사실에 달라진 건 없지만 그래도 원인을 확실이 알고 아픈 것과 모르고 모른 채 '코로나인가?' 하며 끝없이 걱정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났다.


다음으로 전화를 받을 때 혹은 전화를 걸 때 전화를 건 목적 혹은 상대방이 내게 전화를 건 목적이 무엇인지 기억하는 것이다.  목적이 분명하면 목적 달성을 하는 데 걸리는 걸림돌들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의 포커스는 목적 달성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지난 9월 통신 사비가 잘못 결제돼 평소보다 두배의 금액이 결제됐다고 치자.  그러면 나의 내가 전화를 거는 목적은 분명해진다. 내가 전화를 거는 목적은 1) 어째서 두배 당하는 두배에 대하는 금액이 결제됐는지 2) 회사에서 어떻게 고칠 것인지 그리고 3) 언제 고칠 것인지 알아내는 것.  이 세 가지가 나의 전화해 목적이 된다. 그러면 전화를 할 때 이 세 가지를 노트에 적어 놓고 답을 얻을 때마다 체크를 하는 거다.  전화통화 중 중간중간 몇 초간 의 침묵 이라던가 의사 전달이 안 돼 버벅거리는 순간들이 있어도 바로 '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해서 이 액수가 결제됐다는 건가요?'라는 질문으로 돌아오기 훨씬 수월해진다.


사실 글이 짧아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길어져서 조금 의외다.  세상에는 전화 통화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텍스트를 선호 하는 사람도 있으니 전화전화 받는 걸 두려워 한다 해서 당신이 혼자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기를 바란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전화 통화만 엄청나게 선호 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보면 이상한 사람들이다 하하.  우리 다 이상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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