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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은 마스크 의무화를 멈춘 지 꽤 됐다. 어떤 상점들은 문에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마스크를 사용해 주세요"와 같은 문구를 걸고 있지만, 마스크를 안 쓴다고 멈춰 백신을 맞았는지 확인하거나 검토하는 사람은 없다.
세상이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아직도 100% 재택근무중이고 따라서 일주일의 많은 날을 가족을 제외한 타인으로부터 완벽히 격리된 생활을 보내고 있다.
며칠 전 대학 동기한테 메시지가 왔다
"이번 주 주말에 뭐해?"
"그냥 공부하면서 보내려고. 왜?"
"그냥 만나서 놀까 싶어서"
"그래, 그럼 같이 브런치 먹을래?"
그렇게 약속을 잡고 보니 예전 친구들과는 무얼 하며 "놀았"는지 생각이 안 났다.
코로나 시작 후 친한 친구들과 아주 가끔 화상 미팅을 통해 서로 잘 지내는 지정도는 확인을 했는데, 이렇게 친구를 만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백신 접종 후에는 가족을 만나기도 했고 휴가를 보내기도 했지만, 우리의 성격상 고른 곳이 다 사람이 매우 적은 곳들이라 가게를 갔을 때나 하이 헬로 우정 도지 그 이후의 뜻깊은 대화를 얼굴을 마주 보고 한지 꽤 오래다.
이 친구와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요즘의 관심사와 고민거리들을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내겠지만, 약속을 잡고 나서 잠깐의 '코로나 전에는 친구들이랑 뭘 하면서 놀았더라?'의 생각이 마치 내가 사회에서 아주 오랫동안 격리된 인간이 된 기분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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