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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생각들

이야기의 양면성 - 요리 잘하는 남자가 데이트 후 까인 이유.

by 아이고메 202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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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녀에게 다시 연락해보고 싶었다.

일회성 만남으로 유명해진 바로 그 앱에서 만난 그녀이지만, 그럼에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그녀였다.
돌아보면, 첫 데이트를 약속하기까지도 수월했다. 서로에게 이성적으로 끌림이 있다는 게 확연했기 때문이다.



그는 첫데이트 장소로 그녀를 그의 집으로 초대했다.



서로 꾸준히 앱을 통해 대화를 해와서인지 그녀도 거리낌 없이 첫 데이트 장소로 그의 집을 고른 것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데이트 앱에 올라온 그의 프로필에는 평소 요리하는걸 좋아한다고 쓰여있었기에, 오히려 외식보다 집에서 맛있는 걸 대접해 주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이 고마웠다.


앱 속에서도 매력적이던 그녀는 오프라인에서는 훨씬 매력적인 사람이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둘의 첫 오프라인에서의 인사는 어색함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첫데이트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저녁식사로 그녀에게 연어스테이크와 구운 야채들을 직접 요리해 대접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서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의 뛰어난 요리실력을 그녀는 칭찬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식사가 끝난후에는 함께 와인을 마시며 평소 본인이 즐겨보던 텔레비전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를 보았다고 했다.


문제는 첫 데이트가 끝난 후 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아주 성공적으로 마친 첫 데이트지만, 그 후로 그녀는 연락이 두절되었다.

잘 들어갔는지 그가 메세지를 보냈을 때 그가 받은 답장으로는 "응. 잘 도착했어"가 전부였다.  그 후로 그녀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분명 모든것이 잘 흘러갔는데 대체 왜 그녀는 연락을 두절한 것인가.













그녀는 그에게 연락할 마음이 없다고 한다.  그와 다시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시간을 할애해 가며 설명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그와 거리를 두었다.

그녀가 말해준 그들의 첫 데이트는 그가 말해준 이야기와는 꽤나 달랐다.


그녀가 말하길, 그녀가 그의 집에 도착했을때만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차에서 내린 그녀는 그와 가벼운 포옹을 나눈뒤 인사를 했다.  그는 집문을 열고 그녀를 환영했다.

그렇게 열린 문뒤에는 고양이가 한마리, 두 마리, 아니 세 마리가 보였다.




"어머 고양이를 키우는구나"

"응 나 고양이 좋아해"


그렇게 부엌으로 들어가니 고양이가 또 한마리, 아니 두 마리가 더 보였다.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던 그의 집에는 그녀가 본 고양이만 11마리가 되었다.








그가 열 한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건 그의 온라인 프로필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았다.

그동안 매일매일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며 지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녀를 그의 집에 초대했을때 조차도 그는 그녀에게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지 묻지 않았다.



그녀는 식사내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그녀에게 고양이 알레르기는 없었지만 그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고양이냄새와 털에 증식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거실, 화장실은 물론 부엌까지 마음데로 드나들던 고양이들을 보고 있자니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양이 털이 끼어있는지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그는 화가 났고 커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고양이들이랑 사는게 어때서? 얼마나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애들인데?"



대체 왜 이 이야기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그녀는 말했다.
"한두 마리라면 모를까, 열한 마리는 좀 그래. 집에서 고양이 열한 마리를 키우는 남자는... 정말.. 별로야."





당연히 그 둘은 두번째 데이트를 약속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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