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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리뷰

미국 넷플릭스 로펌 드라마 "파트너 트랙" - 껍질 뿐인 목표의 위험성

by 아이고메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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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 전, 넷플릭스 드라마 "파트너 트랙" 1화를 보고서 친절하지만은 않은 리뷰를 썼다.

엄청나게 중독성이 있다거나 하는 드라마는 아니라 띄엄띄엄 보다 보니 벌써 중간까지 보다가 생각이 드는 것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로맨스는 한국처럼 감정의 깊이에 대해, 또는 우회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무조건 심쿵! 이면 키스를 하고 찌릿! 하면 잠을 자고 하는, 피로감이 느껴지는 로맨스물이라 뭔가 알콩달콩함을 기대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또, 스릴 넘치는 사건들을 기대한다면 역시 이 드라마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보면 볼수록 이 드라마는 로펌이 하나의 배경일뿐이지 주제는 맹목적인 목표를 쫒는 한국계 미국 여성의 이야기이다.

 

드라마의 중반까지 달려왔건만 로펌에서 파트너를 달겠다는 여자에게서 어째서 그렇게나 파트너를 달고 싶어 하는지 이유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까지도 잉그리드가 왜 저렇게 "파트너"라는 직책을 고집하는지 전혀 설득히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이유가 아시안 가족의 approval 같은 거면 기운이 빠질듯하다.

 

잉그리드에게 "로펌 파트너"라는 타이틀은, 그녀가 쫒는 맹목적인 목표다.

때문에 그녀는 쓸모없는 자갈들로 가득 찬 매우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중간부터 이 부분을 꼬집어내는데, 나는 그 부분을 곱씹어 보려 한다.

 

 

 

로펌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가 돌아왔다. 로펌의 모든 직원들이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 파티하도 술도 마시고 하며 며칠을 보내는 행사로 큰 행사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바로 직원들의 장기자랑. 그리고 장기자랑 파트에서, 인종차별의 끝판왕이자 기고만장한 애송이, 댄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다.

 

 

평소에도 성적인 농담을 회사에서 하고, 대놓고 '나 인종 차별함-'을 나타내는 발언들을 하는 놈이, 이제 무대와 마이크까지 주어졌겠다, 난리가 났다.

 

표정관리가 안 되는 잉그리드 (주인공) 그리고 그녀의 좋은 친구 타일러. 그리고 카메라가 훑을 때도 보이는데, 백인 남성들만이 즐기고 있는 이 코미디 쇼.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소수자 몇 빼고는 모두가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스럽게도, 그 누구 하나 일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던가, 댄에게 야유를 보내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그러다 댄의 쇼가 끝이 나고 나서야, 타일러 (잉그리드의 흑인 친구)가 자리를 빠져나오고, 그걸 잉그리드가 쫓아간다.

 

잉그리드가 댄이 원래 그렇지 않냐고, 무시하라는 말을 하자 타일러가 그런 잉그리드에게 일침을 놓는다.

 

 

" 파트너 되는 게 너한테는 그렇게나 중요해서, 지금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조차 못해?"

 

 

 

 

 

 

나의 동기가 나와 내 친구를 회사 사람들 앞에서 조롱했건만 "파트너"라는 보상을 위해 튀는 행동을 하지 않고 이 사건 또한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해결 아닌 해결을 하려는 잉그리드를 꼬집어 말하는 타일러.

 

잉그리드는 비록 옷은 회사 문화에 안 맞게 입을지 몰라도, 결국 머리는 저 백인 남초의 문화에 순응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고 씁쓸하다.

 

 

아, 또 하나의 씁쓸한 현실 고증 장면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잉그리드에게 호감을 느끼는 타 백인 변호사남 역시 절대 나서서 다른 백인 남성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자리를 지킬뿐.

모욕은 잉그리드가 소화해내고, 곧이어 행사를 일찍 떠나려는 그녀에게 의미 없는 "가지 마"  중인 머피.

 

 

 

 

 

이 이후가 흥미롭다.

 

잉그리드는 내가 느꼈던 것보다 이상으로 본인의 보스를 대단하게 생각해온 듯하다. 그런데 우러러봤던 보스마저 잉그리드에게 댄의 행동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대답을 듣게 된다. 그리고는 더 나아가 보스가 그녀가 그렇게도 원하는 "파트너" 포지션을 언급하며, "파트너"가 되고 싶다면 그녀의 친구 타일러를 설득해보고 입막음하라는 지시까지 내린다. 그리고 그녀는.

 

 

 

 

 

그걸 또 한다. (머리가 돌아버린 듯하다.)

 

그에게 가서 그녀 나름의 설득을 하는데 아-주 흥미롭다.

 

 

잉그리드- 이번 결정이 불공 평하 다는 걸 안다. 하지만 참고 견뎌서 우리가 그 위치에 올라가서 바꿀 수 있는 거다.

 

그에 반문하는 타일러.

 

"걔네는 우리가 그 자리에 가도록 두지 않을 거야. 왜 이걸 이해를 못 하는 거야."

.

 

 

잉그리드는 "파트너"라는 자리에 홀려있다. 더 이상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문제와 해결이 무엇인지 분간을 못해내고 있다. 그저 "마티 (보스)가 파트너가 되려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 이랬어" 같은 "Marty said-" 시전밖에 못하고 있는 잉그리드는 한심스럽다.

 

 

보는 내내 얘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드라마 "파트너 트랙"

추천하냐고요? 아니요~ 그렇지만 미국 경쟁구도/회사문화가 궁금하신 분들, 혹은 회사 영어 공부하시는 분들은 유용하 실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 참, 한국 드라마 보다가 미국 드라마를 보면, 그래.. 얘네 말 참 많다-라고 늘 느껴진다.. 귀가 먹먹하다. 마지막으로, 여기 나오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은 정말 한국말을 한다! 말이 이상한가? 그러니까, 보통은 마블의 블랜팬써에 나왔던 것처럼, 영화에서는 "한국말"을 하는 걸로 나오지만 한국인이 나는 못 알 듣는 한국어를 하는데, 여기 배우들은 정말 한국어도 완벽하게 한다. 그냥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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