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미국 화장품가게인 ULTA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세포라보다 ULTA를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나처럼 화장품을 모르는 사람이 그냥 흐느적흐느적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 ULTA가 세포라보다 편하기 때문이다.
화장도 안하는 내가 화장품 가게에 들른 건..
순전히 한혜진 씨의 유튜브 때문이다.
그녀의 화장하는 영상에 등장한 스틸라의 컬러코렉터... 홍조 커버에 최적이라는 이 컬러코렉터가 눈에 띄었다.
왜냐면 나 역시 홍조 때문에 여름에 개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스틸레의 컬러코렉터는 약 4가지로 출시되었는데
반드시..
반드시..!
반짝이가 없는 기본 베이식 컬러코렉터를 사셔야 한다. 반짝이가 있는 거는 테스터 해보고 개 깜 놀 했다. 나 당장 무대 올라야 할 것 같은 무서운 반짝이들..
아,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자세하게 리뷰하도록 하겠다.
(스틸라 베이식 컬러코렉터 진짜 물건임.)
스틸라 컬러코렉터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테스터 한 뒤, 반짝이가 없는 베이식을 골라 들고 계산을 하려는데
점원이 스몰토크를 걸어왔다.
"이 제품 사용해 본 적 있어?"
.
.
점원은 이 제품은 사용해 본 적 없다는 내 말, 오롯이 추천을 통해 샀다는 말을 듣고는 내가 어떤 파운데이션을 쓰는지 (쿠션, 리퀴드, 파우더), 그리고 브랜드를 궁금해했다.
솔직하게 화장을 잘 못하고 잘 모른다고, 그냥 이번에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많아져서 홍조나 가리자고 사려는 거라고 말해주니 "결혼식"이라는 말에 눈이 반짝이던 그녀.
"결혼식이면 사진 많이 찍겠다. 혹시 메이크업 픽서 사용하니?"
조금뒤 다시 계산대에 선 내 손에는 스틸라의 컬러코렉터와 어반 디케이의 메이크업 픽서 스프레이가 들려져 있었다.
나도 나이가 있기에 세일즈(영업)라는 것을 단박에 알았다.
하지만 단연코 아주 기분 좋은 소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왜 영업을 당했는데 기분이 좋았을까?
되짚어 생각해 보았다.
1. 친절함.
-영업하는 사람에게 가끔 보이는 그.. 특유의 매너리즘이 전혀 없었다. 설명하기 어려우나, 나 같은 사람을 수백 번은 상대해 보았다는 듯한 억양, 말투, 등을 거리낌 없이 보이는 세일즈는, 나역시 거짓말 혹은 일관된 짧은 대답으로 끝낸다. 하지만 그녀는 진짜 화장품에 관심이있는, 그래서 꿀팁들을 공유해주고싶어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 나도 동네주민을 대하듯 거리낌없이 대했다.
2. 만족스러운 제품 추천.
-내가 영업을 당했다!! 아이고!! 싶을 때는 언제일까? 내가 호구였다는 것, 이런 슈렉제품에 홀려 돈을 썼다는 걸 인지할 때 아닌가? 그런데 그녀가 내게 추천해 준 제품은, 화장품을 잘 모른 나도 들어본 그 유명하다는 어반 디케이의 픽서였다 그것도 작은 용량을 추천해 주더라. 왜인지는 모르나, 나는 화장을 안 하는데 화장유튜브를 본다. 다들 말도 너무 조곤조곤 잘하시고 재미있다. 그래서 나도 알고는 있으나 써볼 생각은 못해본 (화장 못하는 사람들 특징. 아무리 좋은 걸 알려줘도 기억을 못 함) 그 제품을, 나의 니즈 (곧 다가올 웨딩시즌 = 수많은 사진들)에 맞춰 아주 적절하게 추천해 주었다.
갑자기 내가 한 번도 못 들어본 제품, 혹은 높은 가격의 제품을 추천해 주었다면 나도 "생각해 볼게"하고 나왔을지 모른다.
3. 제품의 환불/반품/교환 안내까지.
-세일즈나 영업하는 사람들 중 환불/반품/교환내용을 상냥하게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특히 물건의 액수가 적을 수록말이다. 내가 산건 고작 $30짜리 픽서인데 그녀는 아주 상냥하게 제품이 맞지 않으면 환불/반품/교환이 가능하다며 차근차근 ULTA의 리턴 policy를 알려주었다. (기억이 안 나는데 6개월이었던가.. 모르겠다) 보통 영업이 끝나면, 나의 계산이 끝나면 현타가 오는데 (영업을..! 당했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기분이 좋은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기분 좋게 구매한 제품 사진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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