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이라는 브랜드가 한국에도 있나요?
저는 이 브랜드를 2022년에 알게 되었는데요, 원래 그냥 나이키 운동화를 사려고 갔던 DSG에서 혹해서 구매한 러닝화입니다.
요런 느낌의 브랜드입니다.
블랙/화이트제품은 괜찮은데, 그 외에는 디자인도 별로고 못생겨보이는 신발입니다:
스위스 러닝화 브랜드로 시작해 이제는 테니스신발, 스니커즈 등 운동화 브랜드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렴해봤자 한 켤레당 $100은 가볍게 넘기는 이 신발을 제가 사게 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나의 우상 로저 페더러
처음에는 이 브랜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on의 "N"이 비뚤게 쓰여있고 브랜드 이름도 정확히 그냥 "on" 인지, "on cloud"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음.. 좀.. 별로였습니다. 저렇게 알아보지도 못하게 로고 만드는 것도 왜 저러나 싶었고.. 그런데! 이 브랜드가 스위스 브랜드라 그런지, 스위스출신 테니스 스타, 제 테니스 우상이자 히어로인 로저 페더러가 모델이자 디자이너로 이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더군요. 로저 페더러라면 다 따라 하고 싶어 지는 나.. 유니클로는 용을 쓰고 피했고, 그 아쉬움을 대신 On에서 해소하는 느낌으로 살만한 신발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원래 저는 테니스신발을 사려고 알아보던 중이었는데 아쉽게도 페더러가 디자인하고 토너먼트 때 신는 신발은 재고가 없었고, 저는 급한 대로 그냥 거기 있던 다른 디자인을 골라 약 $120 정도의 거금을 주고 신발을 구매했습니다. 완벽한 충동구매였습니다.
2. 신발의 쿠션감/착용감.
On 러닝화들 중에 이쁜 건 다 나가고 회색빛이 도는 분홍색 신발만이 남아 있더군요. 이 신발과 나이키 신발들을 번갈아 착용해보면서 뭐가 다른지 알아봤는데요, 확실히 on이 바닥에서 절 밀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쿠션감이 나이키의 foam 쿠션감과 많이 달랐습니다. 푸시해주는 느낌이 더 견고합니다. 폼이 가볍고 부드럽고 그리고 좀 저렴한 느낌이라면 온은 기를 쓰고.. 나를 밀어주는 느낌. 그리고 신발이 발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건 이제 신은지 1년 정도가 넘어가는 지금도 느끼는데, 확실히 신발의 옆/앞이 얇아요. 그래서 발에 착 붙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 너무 신기한 게 이 얇은 재질에 구멍이 안 나요! 저는 나이키건 아디다스건 뉴발이건 웬만한 신발은 옆에 구멍이 나서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신발은 구망이 안 납니다!! 그래서 버리질 못하고 있어요!!
웃긴 건, 저는 분명 테니스화를 사러 갔는데 어쩌다 보니 러닝화들을 들고 그걸 비교하고 있다는 게.. 네, 전부 마케팅의 꼬임에 넘어갔던 거죠.
몇 켤레를 번갈아가며 신어보고 아, 이게 뛰기 싫어하는 내게 그래도 어떤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구매했던 거 같아요.
재구매 안 하는 이유.
1. 저는 러닝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네.. 이 신발은 러닝화인데 저는 러닝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필요한 건 테니스 할 테 신기 좋은, 제가 슬라이딩을 많이 하니까 밑창에 트레드가 좀 더 얕은 신발이 필요합니다. 미끄러질 수 있게요. 이 신발은 코트에서 미끄러지면서 공을 치려하면 저 밑창 고무가 미끄러지지 말라고 삑-삑 거리면서 절 막아요.. 두 번 정도 발목 꺾일뻔한 적도 있습니다.
2. 아름답지 않은 가격.
물론 러닝을 아예 안 하지는 않습니다. 유산소하는 날에는 저도 러닝머신을 타고요 사이클보다는 조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의 러닝을 위해 $120 이상을 소비한다? 음, 개인적으로는 나이키의 그 얇은 신발 있죠 $50불이면 사는, 그런 걸 몇켤려 사는 게 나을듯해요. 그리고 러닝화 쪽도 알아보니 이미 아디다스에 울트라부스트처럼 리뷰가 좋다고 난리 나는 제품들이 $100 미만에 팔리는데.. 글쎄요 On이 미국시장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궁금해집니다.
참고로 로저 페더라가 디자인에 참여한 테니스 신발은 약 $140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페더러를 사랑하지만 신발에 $140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미 많이 팔리는지 로저 페더러의 "ROGER" 모델은 이미 전 사이즈 솔드아웃... 이쁘긴 겁나 이쁘네요.......................
이쯤 제 꼬질꼬질한 On running shoes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미 밑창의 트레드는 다 나갔지만 구멍이 안 났기에 지금도 백업으로 신고는 있습니다. 아마도 2월쯤 버릴듯싶어요.
로저 페더러 아니었음 이 못생긴 신발, 눈길도 안 줬을 겁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리복의 지그재그가 떠오르네요. ) 그냥 무난한 나이키 알아봤겠죠.. 저는 러닝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웨이트 하다 유산소 해야 하는 날에나 유산소를 하는 사람이고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기에 러닝화를 리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으나 세상엔 저와 같은 분들도 분명 계실 거라 생각해 간단하게 on의 러닝화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페더러의 팬이고 러닝을 안 하신다면 ROGER 모델을 기다렸다가 재고가 들어오면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테니스화로도, 데일리로도 아주 깔끔하고 좋을듯해요. 저처럼 대충 러닝화라도.. 하면서 사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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