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이동진 씨 블로그 "언제나 영화처럼" 에는 이런 글이 걸려있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은 되는대로"
이 짧은 글에게서 힘을 받은 적이 적지 않다.
한 해를, 그리고 이제는 지나간 나의 20대를 쭉 돌아보면 '잘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만 하면 되는 건가' 하는 어설픈 의심을 하곤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대하는 나의 자세를 본다면 비록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는 날들이나 그날들 역시 내 나름대로 성실하게 보냈을 것이란 걸 믿는다.
인생은 되는대로.
하루하루를 성실히 보내려 하는 내게 위로를 주는 말이다.
매일 성실히 산다 한들, 인생은 내 마음 같지가 않다. 그곳에서 오는 맥 빠짐, 그리고 무기력함에게 툭 던지지는 그 말은 묘하게 내게 안정감을 준다. 그래, 결과가 이런들 어쩌리, 저런들 우쩌리.
학교를 오랫동안 다닌 나는 무의식적으로 노력을 우상숭배 시 하곤 했다.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부족한 노력으로 좋지 않은 결정을 내렸기에 결과가 좋지않은 것이라고
당시 내게 나의 노력 외에는 결과에 대한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랬다.
노력을 과대평가해온 내게 결과가 못 미더울 때면 그건 곧바로 자기 파괴로 이어지곤 했다.
결과는 처참.
축하할 일들에도 "나의 가치"에 대해 의심하는 나.
나를 제삼자의 자세로 관찰하며 계속해서 고칠 점을 찾고 있는 나.
음, 어두워진다.
이런 글을 쓰려했던 게 아닌데 말이다!
신년에는 내가 잘 못해도, 내가 즐기는 것들을 찾아 하고 싶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 말이다.
못해도, 그냥 그걸 하는 것만으로도 오늘이 참 좋은 하루였다고 느끼게 해주는 일들을 찾아 해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 보러 종종 와주시고 또 따뜻한 댓글까지 남겨주시는 구독자분들, 2023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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