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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리뷰/한국작가들을 응원하는 마음

[책] "파칭코" 작가 이민진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Free Food for Millionaires) - 책 리뷰

by 아이고메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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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두권- 하드커버 페이퍼백. 한권은 동생 줘야지.

 

 

i. 서문

언제부턴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거나 갓 이민후의 삶을 배경으로 잡는 소설들이 피로해졌다.

그 소설들은 대부분 슬프고, 애틋하며, "정"이라는 문화가 한국에만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그런 내가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소개글을 읽고 바로 확 끌렸다는게 놀랍지 않다.

 

 

 

ii.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이 글은, 내용전체를 제공하고자 하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디테일하게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나, 아래와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고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라는 것을 여기서 소개하려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한국계 미국인인 케이시 한은 스탠퍼드를 나왔으나 그렇다 할 직장이 없고, 파트타임으로 이제는 잘 팔리지도 않는 모자를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매일마다 본인들의 희생에 대해 말하는 아빠 말을 처음으로 끊었다가  뺨을 맞고, 그 뒤로는 집을 나와 잠깐 백인남자 친구와 동거를 하기도, 그리고 그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에는 친구의 친척인 다른 남자와 동거를 하기도 한다. 

 

케이시는 교회를 따로 나가지는 않지만, 매일 오전 성경을 읽는 취미이자 습관이 있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나라는 사람은 온전히 나쁜 사람도 아니지만, 딱히 좋은 사람도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생각 없이 원나잇을 해본 적도, 원치 않는 임신에 낙태를  한 적도, 그리고 애인이 있는 도중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는 둥 제삼자가 단편적인 부분을 보았을 때 결코 좋은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케이시는 또한 본인의 남자 친구가 타 두 명의 백인과 쓰리썸을 하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보았음에도 불구, 용서를 비는 남자 친구를 다시 받아주기도 하고, 평소 친하지 않은 친구가 갑자기 밥을 먹자고 다가와도 그녀의 얼굴에서 좋지 않은 일을 감지하고는 흔쾌히 함께 밥을 먹기도 한다. 그리고 본인의 뺨을 때린 아빠에게는 선물로 에르메스 넥타이를 선물하기도 하며, 인턴쉽을 할 때는 주말도 반납하고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케이시는 여러모로 아주 복잡하다.

 

 

남자 친구의 바람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도 용서해 주었던 케이시가,

자신이 가끔씩 보던 예지몽에는 남자 친구가 등장하지 않은다며 아주 심플하게 헤어짐을 고하는 장면에는 통쾌할줄 알았으나, 마냥 통쾌하지도 않는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 집중해 읽다 보면 어느샌가 나는 케이시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돈 많은 친구들이 있는 아이비를 다니게 되면서 그들이 노력 없이 얻는 재력과 타이틀을 시샘하나, 그렇다고 그 시샘의 감정을 친구들에게로, 가족에게로, 부모에게로 향한 분노로 만들지 않는 케이시.

그녀가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마음의 허함을 채우기 위해하는 엄청난 쇼핑들, 그리고 그 때문에 밀린 카드값에 허덕이는 것이다.

 

그녀가 택한 옵션은 자해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본인의 선택이 자신을 다치게 할 거라 알지만 끊을 수 없는 쇼핑들, 그리고 후에 따라오는 막심한 후회감.

마치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의 모습을 프리뷰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iii. 소설에서 보이는 키워드. 

이 소설에서 인종과 성별을 빼놓을 수는 없다. 독자로써 작가에게 고마운 것은, 너무 키워드들을 아주 몰입감 있게 끌고 간다는 것이다.

 

가끔씩 인종과 성별을 다루는 소설들은 너무 다 드라마틱하거나, 어둡고 슬프거나, 하기 때문에 그다지 손이 가지는 않게 된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은 백인 남자가 99%인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묘사나, 그런 여성들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들. 그리고 케이시 역시 그 둘 중 하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나, 결국에는 본인을 이성으로 봐오던 남자에게 연락해 인턴쉽을 따내는 모습까지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히지만, 꽤나 덤덤하게 쓰인 소설이다.

 

헤어진 백인 남자 친구가 후 일본인 부잣집 딸과 약혼을 하자, 본인의 구 남자 친구가 "엘로우 페티시"가 있었던 것이었을까 혼란스러운 케이시의 모습, 그리고 케이시의 아빠가 한국문화에서는 가당 치도 않은 방식으로 무례하게 다가오는 케이시의 백인 남자 친구를 주먹으로 때리는 (버린 딸이지만 화는 나는 건가!) 이 황당한 모습까지도 너무나 현실적인 이 소설.

 

vi.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소설에 보이는 케이시의 화법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케이시에게 대학원비를 내주겠다 말하며 그녀를 계속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바인이 이해가 될정도! (한글로는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계속 함께 장난치며 플러팅하고 싶게 만드는 스타일인데, 저돌적이지만 선은 지키는 스타일. 나도 저렇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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