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아파트 테라스에서 상추/토마토/파프리카를 심다,
이번에는 마을에서 하는 주말농장에 신청 해 얻은
작은 땅.
3미터의 정사각형 땅.
모종몇개 사고 나니 벌써 10만 원 근처를 썼더라.
모종 심고 나니 망할것들이 자꾸 내 비싼 상추들을 뜯어먹길래 펜스까지 구입해 이 작은 땅에 설치.
그러고 나니 이게 비효율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심은건 고작
상추 조금
케일 조금
파프리카 조금
그리고 토마토 조금
매주 시장에서 사 먹어도 되는 것들을
큰돈 들여가며 심어놓고 나니
'이게 맞는건가'
싶다가도 파릇파릇 자라는 상추들을 보면
요동치던 마음이 고요해진다.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즐기는 편이 아닌데
이상하게 주변 이웃 주말농장러들과는 쉽게 말이 트인다.
"와 네 농장 너무 예쁘다"
"어떤 걸 심은 거야?"
"너는 펜스 칠 거야?"
"토마토 키우려면 이 토질에는 칼슘이 좀 더 필요해."
대화들도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할까.
어젯밤 비가 왔길래
오늘 아침 나가보니
역시나, 쑥쑥 자라 있는 이쁜 것들.
신기한 건
내 농작물들만 이쁜 게 아니라
남의 농작물들도 이쁘고 기특해 보인다.
한 이웃은 대체 무씨를 얼마나 뿌린 건지
수십 개의 새싹 잎이 전부 다 올라와있는데 그 모습이 웃겨서
키득키득
내 토마토는 아직도 작은데
저 이웃의 토마토는 어쩜 저렇게 건강하고 클까
비밀을 알아내고파서 괜히
기웃기웃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 있다.
처음
파프리카와 상추들
토마토
상추/케일/콜라드
내 금상추들을 뜯어먹는 망할 것들 때문에 펜스 치고 관개 시스템(12불짜리 키트)까지 설치한 후
앗 우리 쪽파랑 부추 언급하는 걸 까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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