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면 새들이 난리가 난다.
깍 깍 까마귀부터 끼룩끼룩 거위 들소리에 새벽부터 시달리면 이렇게 된다.
1. 처음 몇일은 '그래, 새들이니 뭘 어쩌겠어'
2. 다음 몇일은 '와.. 돌아버리겠다'
3. 그다음부터는 '쟤들이 죽던 내가 죽던 누군가는 죽는다'
진짜 야근하고 꿀잠 자는데 깍-깍 소리에 잠 깨면 "와!!@#$@#*$)@" 욕부터 나온다.
이 까마귀들은 내가 사는 아파트 지붕에 우르르 몰려서 저 난리법석을 떠는데, 더 미쳐버릴 것 같은 건, 내가 바로 제일 위층에 사는 세입자라 것. 아주 가까이에서 저 새들의 깍깍 부르스를 듣는 다 보니 진짜 돌아 버릴 것 같아서 비비총을 알아보기도 했는데, 그보다 훨씬 좋은 방법을 찾아 공유하려고 한다.
방법은 바로 까마귀의 천적을 이용하는 거다!
그건 바로!
올빼미!
Greathorned Owl (큰 뿔 올빼미)
새 사진은 조금 무서워서 인형으로..!
올빼미를 키울 수는 없으나, 유튜브에 owl sound를 치고 그걸 깍깍 거리는 까마귀들 사이에 크게 틀어주면 끝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건 아래 유튜브인데, 진짜 효과 최고다. 100%로 효과를 보고 있다.
greathorned owl sounds by the Animal Sounds
이 영상에서는 올빼미가 처음에는 우엉 우엉 하고 울다가 끽! 끽! 하는 소리로 넘어간다.
근데 우엉우엉 하자마자 바로 조용해지고 끽! 끽! 하면 촤!! 하고 까마귀들이 날아간다!!!
이 값진 정보를 알게 된 이유가 좀, 너무 미국스러워서 공유하려 한다.
일단 이 모든 크레디트는 100% 남편에게 있다.
남편은 어릴 때 여러 가지 사냥을 취미로 하며 컸는데 (남편 아빠가 낚시면 낚시, 사냥이면 사냥 모든 취미를 섭렵하고 계심) 그중 하나가 바로 까마귀 사냥이다.
모든 취미가 그렇듯, 사냥은 특히나 장비의 세계가 진짜 완전 신세계다.
예를 들면, 사슴사냥을 하러 가면 사슴이 냄새에 굉장히 민감한 동물이라 사냥꾼들이 종종 사는 물품 중 하나가 "사슴 오줌 냄새나는 덩어리"이다! 너무 궁금해서 사려고 했는데 남편이 극구 반대를 하며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에 대한 연설을 해서 사지 않았던 적이 있다.
무튼, 까마귀 사냥을 준비하러 쇼핑을 간 내 남편이 발견한 게 바로 이 "올빼미 소리 호루라기"라고 한다. 그때 까마귀의 천적이 올빼미라는 걸 배웠고, 이 점을 이용해 나무에 앉아있는 까마귀들을 하늘로 날릴 때 쓰는 게 바로 이 호루라기라고 한다.
남편이 가지고 있는 호루라기다. 세상에나, 리뷰도 좋은 걸 보니 너무 웃기다.
너무 흥미로우면서 또 큰 효과를 본 방법이라 공유하고 싶어 글을 써 보았다. 아침잠은 보약이라는데, 까마귀들이 제발 나 좀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
'요즘의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에는 흔하지만 미국에는 희귀한 것 - 할부결제 (4) | 2022.01.23 |
---|---|
삶의 속도가 조금 느려진다. 나는 이유없이 불안해진다. (2) | 2021.12.07 |
남편이 모닝커피를 반만 따라주는 이유 (1) | 2021.12.01 |
뜨거운 음식을 못먹는 미국인 남편 (3) | 2021.11.24 |
핸드폰에 저장된 남편의 전화번호 - 별것도 아닌 게 힘이 된다. (1) | 2021.11.10 |
댓글